연말 앞두고 '공모 메자닌' 발행 봇물

입력 2023-11-13 16:09   수정 2023-11-13 16:10

연말을 앞두고 신용등급이 낮은 코스닥 상장사들의 공모 메자닌(주식관련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 금리 상승과 증시 변동성 심화로 회사채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다. 특히 공모 방식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전환가액 조정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기업들의 조달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신주인수권부사채(BW) 1505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한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BW는 행사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채권이다. KG모빌리티는 작년 쌍용차를 인수할 때 약속했던 1505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 CB 등을 검토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공모 BW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제조사 디와이디도 삼부토건의 인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공모 BW로 250억원을 조달한다. 이 밖에 바이오의약품 제조기업 셀루메드와 신약 개발사 이수앱지스도 각각 200억원 규모의 BW와 CB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메자닌 담당자는 “유상증자를 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고 청약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기업들이 꺼리는 분위기”라며 “메자닌은 채권 성격이 혼재된 만큼 안정적이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자율도 낮지 않아 투자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그동안 사모 발행이 주를 이룬 메자닌 시장에서 공모 발행이 조금씩 늘어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올 1~10월 공모 메자닌(CB·BW·EB) 발행 건수는 10건으로 전년도의 7건을 넘어섰다. 건수는 늘었지만 중소형 코스닥 상장사가 공모 시장에 뛰어들면서 총 발행 규모는 줄었다. 같은 기간 공모 메자닌 발행금액은 2185억원으로 전체의 1.89%(2185억원)로 나타났다.

투자자들도 사모 방식보다 공모 메자닌을 선호하는 추세다. 기업들은 신용등급 평정이나 증권신고서 제출 등 복잡한 절차 없이 발행할 수 있는 사모 메자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투자자 입장에선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2021년 12월 사모 CB를 시작으로 BW와 RCPS(상환전환우선주) 등 사모 메자닌에 상향 리픽싱 조항을 의무화했다. 주가가 내려갈 때 메자닌의 행사가격이 낮아지고 주가가 반등하면 행사가격을 다시 올리도록 규정한 제도다.

금융당국은 공모 메자닌 활성화를 위해 이 규제를 사모 메자닌에만 적용했다. 공모 메자닌은 리픽싱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주가 하락 시 행사가격 하향 조정에 따른 수익을 누릴 수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 방식으로 메자닌을 발행한 기업들이 차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모로 선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상향 리픽싱을 피해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가 증가한다면 공모 시장이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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